한국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 뿌듯하게 생각해도 되는 제도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건강보험제도라고 하고 싶네요. 어지간한 나라에서는 조금 아파서 병원 신세라도 지는 날에는 정말 파산을 면하기 어려울 정도로 의료비 부담이 막중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그런 악조건은 아니죠. 병원 쇼핑이라는 말이 있을정도니 말입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좋은 제도가 있는것은 사실이고 그렇게 내는 돈은 아깝지 않도록 해야겠는데요. 그러면 과연 건강보험제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건강보험료 책정은 합리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오늘은 이 답답한 건강보험료 책정 기준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우선 건강보험료 책정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직장인이냐? 아니냐입니다. 더욱 정확히 말하면 직장가입자 이냐? 아니면 지역가입자 이냐의 구분입니다.


우선 직장가입자는 계산하기 매우 편합니다. 재산이 얼마가 있건 급여의 일정 부분만큼만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면 됩니다. 간단하고도 뭔가 아쉬운 부분이 있죠?


이 부분은 한국에서 근로소득자를 매우 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반영해주고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재산이 많음에도 적은 월급을 받는 부유층이라면 이건 적절치 못한 기준이 되겠습니다.


이래나 저래나 직장가입자는 급여의 일정 비율 만큼만 건강보험료로 납부하면 됩니다.


문제는 바로 개인사업자와 같은 지역가입자 인데요. 이 기준이 참으로 신기합니다. 기본적인 상식으로는 재산이 많으면~ 건강보험료를 많이 내고 재산이 적으면~ 건강보험료를 적게내야 하겠죠.


큰 틀 안에서는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따지고 보면 뭔가 엉성한 구석이 있습니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바로 부동산과 자동차의 유무 및 규모만으로 건강보험료를 책정합니다.


이런이유에서 실제 소득이 없다 하더라도 부동산과 자동차만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큰 건강보험료를 납부 해야 하는것이 현실이죠.


재미있게도 부동산과 자동차는 철저히 체크 하여 건강보험료 산정에 이용하는데, 주식, 채권, 예금과 같은 금융재산에 대해서는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인 즉슨 개인정보보호의 이유로 건강보험공단은 금융기록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 덕분에 부동산은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자동차는 장기 렌트형태로 이용하는 금융자산가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게 되는것이죠.


자 그렇다면 직장가입자 책정 기준도 좋고 다른것도 좋다. 정작 나에게 중요한것은 그것이 아니라 대출이 많은 부동산 소유자인데 뭔가 반영되지 않냐? 라는 질문이 나올법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타깝게도 대출같은 금융정보는 전혀 반영하지 못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30년 상환 대출로 내집마련을 하고 있거나 장기 할부로 신차를 구입하게 되면 정작 전부 빚인 상황임에도 건강보험료는 상당히 크게 내야 하는 상황이 되는것이죠.


전세보증금이나 월세보증금 역시 대출과 동일합니다. 부동산 소유에 대한 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반영되지 않는 재산이 되고, 이렇다 보니 몇천만원짜리 부동산에 사시는분이 몇억짜리 전세에 사는 분들보다 건강보험료를 많이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불합리한 책정 기준을 고치기 위해 여러번 국회에서 논의되었지만, 정작 개선되지 않는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아무쪼록 건강보험료 책정기준에 대한 고민이 전국민적으로 퍼지기를 바라며 이상 마치겠습니다.

Posted by myev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