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경 안전행정부에서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 을 발표했습니다.

 

 내용인 즉슨, 설, 추석과 같은 연휴가 다른 공휴일과 겹치게 된 경우 별도의 날을 지정해서 휴일을 한번 더 지정해 쉬는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시행한다고 해서 당장에 공휴일이 많이 생기고 하는것은 아니고 현재 기준으로 향후 10년간 11일 정도의 공휴일이 늘어나는 효과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시행 하느냐 마느냐 가지고 상당히 오랜기간의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 논란에 요지는 바로 경제효과이죠. 한쪽에서는 경제적 손실이 어마어마해지니 결국 국가적 손해라는 입장이고 다른 한쪽은 오히려 경제적 이익이 많아 국가적 이익이라고 설명합니다.

 

 왜 동일한 내용을 가지고 전혀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게 될까요? 이런류의 경제적 효과, 손실에 대한 논란이 있을때 아래와 같은 내용을 기준으로 이해하시면 좀더 편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손실을 주장하는 쪽의 의견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것이 바로 생산성입니다. 공휴일에는 생산하지 못하므로 공휴일 증가에 따른 생산성 하락이 큰 문제라고 제시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산업 대부분이 영향을 받게 된다는것이죠.

 

 예를들어 현X자동차에서 생산이 줄어들면 자동차에 필요한 타이어등 관련 부품 생산 공장들도 생산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논리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주장이 매우 합리적이려면 1년 내내 생산량이 일정해야 합니다. 야근을 통한 추가 근무도 없어야 하고 24시간도 모자란 그런 공장이 아니고서는 나머지 근무일에 조금더 일찍 또는 조금더 늦게까지 생산한다면 1년에 하루 남짓 추가되는 공휴일로 발생되는 손실은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습니다.

 

 사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수요에 따른 유동적인 생산이 가능하게끔 하는 예측 및 실행이 큰 능력중 하나입니다.

 

 이런 논리라면 그런 공장에서 여름휴가는 꿈도 꾸지 못하죠.

 

 현X자동차가 하루에 약 1만대 가량의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약 3천억원어치의 자동차입니다. 여름휴가를 5일 연속 쉰다고 가정하면 생산손실액이 1조 5천억원어치나 됩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금액이 손실을 보는데 경영진에서 그냥 그것을 남의집 불구경하는듯 볼까요? 여기에 근무하는 근로자가 약 5만명인데 손실액만 따지고 보면 휴가기간동안 1인당 3천만원씩 쥐어주면서 그냥 일해라고 해도 되는 정도입니다.

 

 휴가를 보내고도 나머지 기간에 생산량을 적절히 조절하면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런 장기간 생산중단도 가능한것이죠.

 

 주위에 보면 정말 하루 24시간이 모자르고 일손까지 모자른 중소기업들은 1년 내내 진짜 휴가없이 운영하는 곳도 은근 많다는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기업이 아니고서야 그런 주장을 한다는것은 좀... 그렇습니다.

 

 

 

 경제적 이익이 된다는 주장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이런 주장의 중심은 추가로 생긴 공휴일 덕분에 여가를 즐기는 소비가 늘어나 경제적 이익이 크다는 논리입니다.

 

 사실 이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당장 저도 공휴일이 예정되어 있으면 단순히 집에서 시간 보내기 보다는 무언가 새로운 활동이나 여가생활을 고민해보고 적절한 비용이면 기꺼이 사용하기 때문이죠. 그로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이익은 충분히 공감할만 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것도 논리적 비약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공휴일에 추가적인 지출을 계획했거나 이미 했다면 평소에는 어떻게 하시나요? 미리 아껴서 휴가때 지출하거나, 지출이 컷으므로 한동안은 절약하겠죠. 덕분에 평소의 소비는 줄어드는 효과도 분명 존재하니 무조건 좋다고만은 할 수 없겠습니다.

 

 사실 이런저런 사항들을 1년 전체로 놓고보면 아주 크게 득이 되거나 아주 크게 실이 되지는 않을겁니다. 물론 부분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쪽은 있겠으나 크게 보면 대동소이하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공휴일이 생긴다고 소득이 늘거나 없던 자원이 새로 생기거나 하는건 아니기 때문이죠.

 

 그러니 이런 논란이 생길때 마다 나오는 전문가들의 금전적 효과는 상당히 극단적으로 부풀려진 내용들이므로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것이 현명하겠다 생각됩니다.

 

 정말로 이런 공휴일의 금전적 효과가 양쪽에 말대로 수십조원의 이익이나 수십조원의 손실이 생긴다면 경기가 불황일때 그냥 공휴일 한두개를 없애거나 추가하고 말지 왜 추가경정같은 엄청난 돈을 쓰면서 경제회복을 시도하겠습니까?

 

 그냥 숫자놀음일 뿐이니 적당히 흘려듣는 요령이 중요할것 같네요.

Posted by mye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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