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TX 그룹의 워크아웃 소식으로 건설 및 중공업 분위기가 뒤숭숭 합니다. 해당 주식은 연일 떨어지기 바쁘구요. 사실 STX가 나와 직접적인 상관은 없겠으나, 내가 STX주식을 가지고 있다거나 또는 내 회사채 관련 펀드가 STX 회사채에 조금이라도 투자되어 있다면 이는 손실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정도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죠.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얼마나 피해가 전가될지 조금더 설명해주는 경우는 잘 없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과정에 대해서 간단하게 좀더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의 간단한 구분법부터 설명해보겠습니다. 워크아웃은 해당 기업의 채무자들 끼리 모여 협의하는 부분입니다. 주로 금융기관이겠죠. 어차피 워크아웃이든 법정관리든 부도라는 과정은 빚을 갚지 못해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워크아웃의 내용중에는 채무자가 전환되는 출자전환, 대출금 기한의 연장, 이자감면, 부채삭감등의 과정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는 금융기관들의 자발적인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빚을 어차피 당장에 받아내지 못할것이면 어떻게든 시간이 조금 걸리고 비용이 들더라도 빚을 받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한다는 이야기겠죠. 대신에 회사는 이때부터 채권단(금융기관)의 말에 거의 복종해야 하며 자산매각이나 구조조정등 빚 청산을 위해 돈 될것들은 모조리 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법정관리는 워크아웃 협상 절차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실패할경우 법원의 명령으로 제 3자가 기업활동 전반을 대신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법원이 모든 부채를 동결하는 명령이 수반되기 때문에 회사에 빚을 내어준 금융기관 등에서는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어느정도의 자율적인 워크아웃이건 강제성이 부여된 법정관리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합니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당장 상장폐지 되거나 회사가 없어지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금사정이 좋지 않는 소식이 전해지면 정상적인 수익 활동이 제한될것이 뻔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가격부터 곤두박질 칠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식수 자체를 줄여버리는 감자가 진행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게다가 기존에 빚도 갚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새롭게 대출 해줄 금융기관은 더더욱 없어지기 때문에 자금사정이 더더욱 나빠지게 됩니다.

 

 만일에 회사가 더이상 회생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면 회사의 자산처분이나 현금화 할 수 있는 모든 과정을 거친뒤에 만들어진 돈을 가지고 우선순위를 놓고 돈을 나누게 됩니다.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가는 과정이랑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당연히 국가에 납입해야할 세금이나 임금 등이 우선순위가 높을것입니다. 그다음 자재나 서비스를 제공한 매출채권자들의 돈도 챙겨줘야 할것이고 여기에 기본적으로 빚을 내어준 금융기관도 수두룩할겁니다. 이들에게 또한 다 돈을 나눠주고 이제 남은 돈을 가지고 고민해야 합니다.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해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기존 빚쟁이들에게 내어줄것을 다 내어주기도 쉽지 않겠지만, 우선순위가 상당히 뒤쪽인 회사채 투자자나 주식보유자들은 사실상 거의 대부분 돈구경은 하지도 못할겁니다.

 

 이처럼 회사가 잘 운영되어 회사 가치가 올라가면 주주들부터 가장 큰 이득을 보는 반면에 반대의 경우에는 주주가 가장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회사채의 경우에는 조금 어중간하긴 한데, 회사채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채권자신고에 대해서 꾸준한 정보수집을 해야 합니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가 들어가면 회사 차후 일정에 따라서 채무금액의 일부만을 받고 정리할것인지, 몇년간의 유예기간을 준뒤에 그때 상황이 조금 나아지면 분할로 상환받을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일정 기준에 의해 주식으로 바꿔서 받을건지에 대한 선택권한이 주어집니다.

 

 개인 회사채 투자자의 경우에는 이런 채권신고자 일정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사실상 본인의 채권 권리를 주장할 기회를 놓치는것입니다. 게다가 이것을 누군가가 먼저 챙겨준다던지 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본인의 권리를 잘 챙겨야 피해를 그나마 최소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Posted by mye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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